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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겁게 끝난 한국시리즈와 일본시리즈

by 까메오레 2019. 10. 29.

*절대 강자의 힘을 보여준 한국시리즈와 일본시리즈

한국시리즈와 일본시리즈가 끝났다.

 

MLB는 휴스턴과 워싱턴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휴스턴이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적 3승 2패(휴스턴 기준)가 되었지만, 한국과 일본은 팽팽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두산과 소프트뱅크고 4연승으로 상대팀을 셧아웃 시키며 너무나 싱겁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

물론 두산과 소프트뱅크의 전력은 막강하다.

두산은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르며 3번이나 우승을 차지했고, 소프트뱅크 역시 최근 5년 동안 4번이나 일본시리즈를 제패했다.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로 정규 시즌 우승을 결정 지은 두산(2019.10.1). 직관샷이다.

두산은 시즌 내내 SK에게 최대 9게임차나 뒤져있었지만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드라마같이 1위에 올랐다.

이 경기 직관을 갔었는데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가 나왔을 때는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도 차지한 것 같은 분위기였다.

 

키움을 4연승으로 제압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2019.10.26)

야구는 흐름의 경기.

이미 김이 샐 대로 샌 SK는 뒷심을 잃고 키움 히어로즈에게마저 무너지며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미라클 두산의 대역전극.

특히 정규 시즌을 직관했던 그날의 기억은 생생히 남아있다.


*일본시리즈, 일방적인 흐름으로 끝나다

일본시리즈 역시 일방적인 흐름으로 끝이 났다.

3차전까지 전적은 소프트뱅크가 3연승.

배수의 진을 친 요미우리는 4차전 선발 투수로 에이스 스가노 토모유키(菅野智之), 소프트뱅크는 와다 츠요시(和田毅)를 예고했다.

*배수의 진을 친 4차전 선발 대결

요미우리의 에이스 스가노 토모유키. 2년 연속(2017~2018) 사와무라상 수상.

스가노는 2017, 2018년 2년 연속으로 사와무라상을 차지한 명실상부 일본의 최고 우완투수.

올해 팀 내 역대급 에이스에게만 주는 등번호 18번을 부여받으며 시즌 20승을 목표로 야심 차게 시작했지만, 그동안의 쌓여온 피로 때문인지 성적이 좋지 못했다.

 

2019시즌 성적은 22경기, 136.1이닝, 120탈삼진, 32볼넷, 11승 6패, 방어율 3.89

사실 이 정도면 준수한 성적이지만 2년 연속 사와무라상을 차지한 스가노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즌 막판에도 허리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미일통산 135승의 와다 츠요시.

와다는 2003년 다이에 호크스(소프트뱅크의 전신)에 입단하자마자 14승을 거두며 신인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해 한신과의 일본시리즈 7차전에는 신인으로서 최초로 완봉승을 거두며 팀의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시카고 컵스에서 활약했고, 미일 통산 135승을 거둔 좌완투수.

 

부상 때문에 올해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2019년 시즌 12경기, 57.2이닝, 45탈삼진, 14볼넷, 방어율 3.90

 

소프트뱅크의 완승으로 끝난 2019 일본시리즈

벼랑 끝에 몰린 요미우리는 에이스를 내세웠지만 거함 소프트뱅크 앞에 맥없이 무너지며 19년 만의 대결에서 시리즈의 패권을 넘겨주고 말았다.

*시리즈 MVP는 쿠바산 거포 그라시알

경기 초반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지만 4회 그라시알이 스가노를 상대로 3점 홈런을 쳐내며 균형이 깨졌고, 고비 때마다 나온 요미우리의 실책이 겹치며 결국 소프트뱅크가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4회 스가노를 상대로 3점 홈런을 기록한 쿠바 출신 용병 그라시알. 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일본시리즈 MVP는 3홈런을 치며 맹활약한 그라시알.

 

그라시알은 2017년 WBC 쿠바 대표로 도쿄돔에서 스가노에게 2점 홈런을 친적이 있다.

그라시알은 정규 시즌에도 109경기 출장 타율 .319, 28홈런, 68타점을 기록했으며 특히 포스트시즌에선 11경기에서 6홈런을 몰아치며 대폭발했다.

참고로 2015년 일본시리즈 MVP는 이대호였다.

3연패 후 구도 기미야스 감독을 헹가래치는 소프트뱅크 선수들

*리그의 절대 지배자 소프트뱅크 호크스

소프트뱅크는 난카이, 다이에 시절을 포함해 일본시리즈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4연승 셧아웃 우승은 2005년 롯데 이후 14년 만의 기록이며, 팀으로선 59년 난카이 시절 요미우리를 상대로 4연승 우승을 한 이후 60년 만이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시리즈 3연패를 달성했는데 이는 1990~1992년 세이부가 3년 연속 패권을 차지한 이래 27년 만이다.

소프트뱅크는 2005년 다이에를 인수한 후, 센트럴리그의 6개 모든 구단(2011년 주니치, 2014년 한신, 2015년 야쿠르트, 2017년 DeNA, 2018년 히로시마, 2019년 요미우리)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이날 승리투수인 와다는 데뷔 시즌이었던 2003년, 한신과의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신인으로서 최초로 완봉승을 거둔 이후 16년 만에 승리를 따내 베테랑의 위용을 보여주었다. 16년 만의 승리는 역대 최장 기록. 또한 38세 8개월로서의 승리는 역대 3위에 해당한다.

*거함 앞에서 맥없이 무너진 교진군(巨人軍)

전문가들은 승패가 양 팀 백업 선수의 레벨 차이에서 갈렸다고 평가했다.

소프트뱅크에는 과거 타격왕을 차지했던 하세가와 유야(長谷川勇也), 3할 타율을 3번이나 기록한 나카무라 아키라(中村晃) 등 주전급으로도 손색이 없는 선수들이 백업으로 대기한 반면, 요미우리는 스타팅 라인업에 시즌 타율 .239의 와카바야시 아키히로(若林晃弘), 시즌 타율 .232의 야마모토 야스히로(山本泰寛)와 같은 경험이 일천한 신인급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수비형 선수들이라고 하지만 시즌 성적뿐 아니라 경험에서도 요미우리는 소프트뱅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시리즈 13타수 1안타 타율 .077로 극도의 부진을 보인 팀의 주장 사카모토 하야토.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며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게다가 정규 시즌 MVP가 유력한 팀의 주장 사카모토 하야토(坂本勇人)와 작년 FA로 히로시마에서 이적한 마루 요시히로(丸佳浩)가 모두 13타수 1안타(타율 .077)의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올해 31홈런을 친 팀의 4번타자 오카모토 카즈마(岡本和真) 역시 4차전에서 투런 홈런을 치긴 했지만 시리즈 타율은 .188에 지나지 않았다. 요미우리의 시리즈 팀타율 .176은 역대 최악의 기록이었고, 35삼진도 최다 타이기록. 이런 전력으로는 거대 전력 소프트뱅크를 이길 수는 없다.

 

3회말 투아웃 주자 1, 2루 찬스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는 마루. 일본시리즈 13타수 1안타의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역대 일본시리즈 리그별 전적은 2019년까지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가 각 35회씩 우승을 했다. 하지만 최근 10년간은 퍼시픽리그가 10번 중 9번 우승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05년부터 시작된 교류전에서도 퍼시픽리그가 센트럴리그를 압도하면서(15번 중 13번 우승) 양 리그의 레벨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일본에선 인기는 센트럴리그, 실력은 퍼시픽리그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교진군 레전드와 우량 용병의 은퇴

아베의 현역 마지막 타석. 결과는 2루수 땅볼이었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예고했던 아베 신노스케(阿部慎之助)는 이날 요미우리가 패하면서 더 이상 팬들 앞에서 현역으로 뛸 수 없게 되었다.

8회 원아웃 상황에서 등장한 아베는 자신의 현역 마지막 타석을 2루 땅볼로 마무리했다.

 

양 팀 선수들에게 헹가래 받는 아베.

19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아베 신노스케는 시리즈가 끝난 후 양 팀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았다.

2012년 시즌 MVP, 베스트나인 9회, 골든글러브 4회, 타격왕(2012), 타점왕(2012), 최고 출루율(2012) 타이틀을 차지하며 NPB 대표적인 공격형 포수로서 이름을 날린 아베는 통산 2282경기, 2132안타, 406홈런, 1285타점, 타율 .284 의 눈부신 성적을 남겼다. 내년부터는 팀의 2군 감독을 맡는다고 한다.

일본시리즈 후 은퇴를 표명한 스콧 매티슨

더불어 외국인 선수로서 8년 동안이나 팀의 릴리프 에이스로 활약한 스콧 매티슨도 은퇴를 표명했다.

곧 열리게 될 프리미어12 캐나다 대표팀을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아베는 은퇴 기자회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투수로 매티슨을 뽑았고, 마지막으로 포수로 출장한 경기에서 1이닝 선발투수로 매티슨을 지목했다.

아베는 매티슨이 위력적인 투구에 파울팁이 목 부분을 강타당해 한동안 부상으로 신음했다. 그리고 더 이상 포수로 복귀하지 못했다.

매티슨은 2013, 2016년 최우수 릴리프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부터 8년간 421경기 등판, 27승 29패, 174홀드, 54세이브, 방어율 2.46을 기록했다. 요미우리 구원진의 주축 선수로서 오랜 기간 팀에 크게 공헌해 왔다.

*19년 만에 설욕에 성공한 오 사다하루

2000.10.28. ON시리즈에서 패한 후 팬들의 환호에 답례하는 오 사다하루

당시 호크스의 감독이었던 오 사다하루(王貞治, 왕정치).

19년이 지난 지금 그는 소프트뱅크의 단장을 맡고 있다.

2000년의 ON시리즈는 내줬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보기 좋게 설욕에 성공했다.

많은 세월이 지나 도쿄돔에서 시리즈를 되차지한 그의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우승 직후 소프트뱅크 단장 오 사다하루와 손정의 구단주

시즌 모든 일정을 마쳤다.

아직 월드시리즈가 끝나진 않았지만 한국시리즈와 일본시리즈가 허무하게 끝나 조금 맥 빠진 기분이 든다.

하지만 약육강식의 프로세계란 냉정한 법이다.

이제 스토브리그다.

오프시즌 동안 어떤 선수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큰 재미이다.

최근 KBO와 NPB의 절대강자로 군림한 두산 베어스와 소프트뱅크 호크스.

과연 두 팀은 향후 왕조 시절을 이뤄갈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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